내년 1월부터 6개월까지 근무하는 도서관 기간제 근로자 서류를 넣었다.
컴퓨터활용능력과 ITQ자격증 3개가 있었기 때문에 일단 넣어봤다.
내정자가 있을거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취업을 해야한다는 간절함 조금, 경험해 보자는 생각 조금이었다.
그런데 막상 면접문자를 받고 나니 머릿속이 전쟁이 났다.
한번도 준비해본 적이 없는 자기소개와 질의응답을 준비하라고 문자가 왔기 때문이다.
나는 주중 5일 근무에 신청했다.
본관과 분관 5군데 중 어디에 될지 모르지만 지원서에는 희망 체크를 하게 되어있다.
44명 뽑는데 110여명이 지원했고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는 짧게 하는게 유리할 것 같았다.
그래서 1분 자기소개를 준비했다.
하지만 이것부터 쥐약이다.
1분 이내 시간에 맞게 이틀간 유튜브를 뒤지며 창작의 고통을 치루고 마침내 문장을 완성시켰고
달달 외웠다.
지금 보니 너무 엉터리지만 이게 내 최선인걸 어떡하리
---------------------------------------------------------------------------------------------------------------------------------------------------------
안녕하십니까 지원자 000입니다.
저는 신용협동조합에서 10여년간 예금업무를 하면서 남녀노소 다양한 고객응대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에 다닐때 저는 총무업무를 했었는데
갑자기 영업부 직원에 퇴사하면서 그 업무를 해야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저는 제 능력을 키울 기회라고 생각하고 처음 해보는 영업업무를 배웠습니다.
생소한 업무라 어려움도 많았지만 항상 메모를 하고 꼼꼼한 계획을 세워 일을 하다보니
매출도 증가하고 회사에서 꼭 필요한 직원이 되었습니다.
이런 저의 소통능력과 유연한 적응능력을 활용하고 싶습니다.
------------------------------------------------------------------------------------------------------------------------------------
지원동기는
제가 도서관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도서대출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교육과 다양한 문화행사를 하고 있다는것을 알았습니다. 시민들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고자 지원했습니다.
------------------------------------------------------------------------------------------------------------------------------------------
2시 면접이라 1시 30분까지 도착해보니 대부분 40대 여자들이 많았고 젊은 남녀 청년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또 청소담당직원도 뽑아서 나이든 어르신들도 있었다.
전에 컴퓨터자격증을 준비하던 학원 강사님(동갑)도 봤는데 아는 체는 안 했다.
좀 있다가 신분증 확인을 하고 평정표 3장을 나눠주고 필적확인,생년월일, 응시번호, 이름,응시부문을 3장 썼다
바로 6, 8(나),11번을 부르더니 다른 사무실 앞 의자로 안내했다.
가방을 놓고 셋이 들어가서 인사를 했고 면접관은 3명이었다.
마스크를 쓴체로 해야했기에 크고 또렷하게 자신있게 3명의 면접관의 눈을 골고루 마주치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를 얘기하라고 했다.
나는 가운데 앉았는데 왼쪽 젊은 여자 문헌정보학과 금방 졸업한 사람이었다.
한 7분은 자기소개를 한 것 같다.
재학시절 활동도 한참을 얘기했다.
목소리는 또렷하고 버벅거리지 않고 아나운서처럼 말했다.
하지만 듣는 내가 숨이 찼다.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면접관 한명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오른쪽은 선생님 경력의 50대 여자였는데 놀랍게도 종이에 써 온 내용을 한 5분을 읽었다.
경력과 성과를 한참 얘기했다.
목소리에 힘이 없고 몸도 약해보였다.
마지막 차례로 나는 위와 같이 자신있게 외웠다.
나는 자기소개 50초 지원동기 15초 정도에 맞췄기 때문에 내가 제일 짧았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홈페이지를 홈사이트라고 말했다 ㅋㅋ
또 다른 응시자가 얘기할 때도 나는 그들의 말을 가만히 듣는 연극?도 했다.ㅋㅋ
다행히 다른 질문은 없었다.
나가라고 하면서 나오는데
"자기소개가 너무 길어"라는 소리가 들렸다.
세명이 10~15분간 소요된 것 같다.
면접을 끝나고 나와서 그때서야 숨을 크게 쉬었다.
밖에 있던 사람들이 궁금한듯 나를 쳐다보았다.
차라리 빨리 면접을 본 것이 다행이다.
마치 예방주사 맞는것과 같았다.
안 돼도 상관없다.
면접관은 다시 볼일 없는 사람들이다.
아무도 나를 평가할 수 없다.
등등 생각하며 너무 떨지 말자.
'취업과 면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관 기간제근로자 탈락 (0) | 2022.12.19 |
---|
댓글